풍수지리 사상을 통해 바라본 북악산은 한국 문화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선 건국의 기반이 된 성리학적 사상을 반영하여, 백두대간의 정기가 흐르는 길목에 위치한 북악산은 조선왕조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한국의 정기가 흐르는 통로로 여겨졌습니다. 그 중 한북정맥은 북악산까지 이어져 서울의 진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이러한 기운을 끊기 위해 북악산에 쇠말뚝을 박기도 했는데, 이후 그 자리에 세워진 촛대가 지금의 촛대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북악산은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신사 중 북쪽을 담당하는 현무에 해당합니다. 서울은 내사산(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과 외사산(북한산, 덕양산, 관악산, 용마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북악산은 조선시대에 백악산 또는 면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경복궁은 북악산을 배경으로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는 성리학적 해석에 따라 하늘로부터 받은 왕권이 북악산을 통해 임금이 있는 경복궁으로 이어진다는 정치철학을 반영한 것입니다. 원거리에서는 북악산의 웅장함이, 근거리에서는 경복궁의 위엄이 돋보이는 절묘한 배치는 왕의 절대적 권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한편, 경복궁에서 자주 발생하는 화재를 막기 위해 풍수지리의 비보 사상이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관악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광화문 앞에 해태를 세우고, 숭례문 부근에 남지라는 연못을 조성한 것입니다. 해태는 불을 다스리는 물의 신을 상징하는 상상 속 동물입니다.
이처럼 북악산은 한국의 전통 사상인 풍수지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조선왕조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북악산이 지닌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와 사상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